수상스키 장비 선택법|오래된 원스키도 괜찮을까? HO Monza·D3 실제 사용 후기

 

구형 원스키를 오래 써보니, 최신 장비가 꼭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수상스키를 어느 정도 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장비 욕심이 생깁니다.

새로운 스키가 출시되고, 더 가벼운 소재와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다 보면 지금 타고 있는 스키를 바꿔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여러 스키를 직접 타본 제 경험으로는 수상스키는 반드시 최신 제품이어야 잘 탈 수 있는 장비는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몸과 스타일에 잘 맞는 스키라면 7~8년은 물론, 10년 이상 된 장비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실제로 사용했던 두 대의 스키를 기준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약 15년 전에 사용했던 HO Monza

Ho Monza 스키

제가 원스타트를 막 익히고 원스키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했던 시절 사용했던 스키가 HO Monza였습니다.

당시 제 기억으로는 상당히 상급에 속하는 슬라롬 스키였고, 가격도 약 180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여러 브랜드의 스키를 자유롭게 비교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영업장 장비를 이것저것 타보는 문화도 지금과는 조금 달랐고, 대부분 자기 장비나 가까운 친구 장비 정도를 경험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저 역시 당시에는 원스타트를 막 완성해가던 단계였기 때문에,

“이 브랜드는 턴이 어떻다.”
“저 브랜드는 엣지가 어떻다.”

라고 정확하게 비교할 정도의 경험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HO Monza에 대해서도 지금 와서 보면 스펙보다 제가 원스키를 본격적으로 배워가던 시절을 함께한 장비라는 의미가 더 큽니다.

15년이 지나도 아직 물 위에 있는 스키

이후 저는 이 Monza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스키장에 기증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오랜만에 그 스키장을 방문했다가 재미있는 장면을 보게 됐습니다.

약 15년 넘게 사용한 몬자스키

제가 오래전에 사용했던 Monza가 아직 남아 있었고, 지금은 영업장의 렌탈 장비가 되어 초보자들의 원스타트 연습에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약 15년 넘게  사용한 스키인데도 여전히 실제 물 위에서 사용되고 있는 겁니다.

이 장면을 보고 다시 느낀 것이 있습니다.

수상스키는 관리만 잘하면 생각보다 수명이 긴 장비라는 점입니다.

스키판에 큰 충돌이 없고, 내부에 크랙이나 구조적인 손상이 없으며, 보관 상태가 좋다면 오래된 장비라고 해서 바로 성능을 잃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다시 제 바인딩을 장착한다면 지금도 충분히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직접 보관하고 사용한 경험에 따른 판단입니다. 오래된 중고 스키를 구입할 때는 외관만 볼 것이 아니라 크랙, 들뜸, 변형, 핀과 장착부 상태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후 선택한 D3 원스키

Monza를 사용한 뒤 여러 해가 지나면서 제 실력도 조금씩 올라갔고, 그때부터는 다른 브랜드의 스키도 경험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Radar를 비롯해 몇 가지 슬라롬 스키를 타본 뒤 제가 선택한 것이 D3 계열의 원스키였습니다.

D3 스키

D3는 현재도 슬라롬·점프·트릭 등 3-event 수상스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브랜드입니다. D3 공식 자료에서도 고성능 경기사양 수상스키와 경량 고성능 소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D3 Skis)

D3 스키 하드바인딩

제가 D3를 선택했을 당시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턴 감각이었습니다.

당시 여러 스키를 타봤지만, 제 몸에는 D3가 가장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카본 계열 소재가 사용되면서 이전에 탔던 스키보다 가볍고 단단한 느낌이 있었고, 턴에서 스키가 물을 강하게 밀어내면서 물벽이 올라오는 느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주행 감각입니다.

슬라롬 스키는 체중, 속도, 로프 길이, 스키 세팅,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느낌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D3도 현재 스키 추천 시 사용자의 체중뿐 아니라 속도, 로프 길이, 프리스키인지 코스인지까지 함께 확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D3 Skis)

저처럼 대회 코스를 전문적으로 도는 선수가 아니라 자유 슬라롬을 즐기는 일반 스키어에게는 D3가 비교적 편안하고 무난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스키를 구입한다고 해도 저는 우선 D3 계열을 찾아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D3를 타면서 가장 크게 느낀 차이, ‘물벽’

제가 D3를 선택한 이유를 하나만 꼽으라면 턴에서 느껴지는 엣지감입니다.

당시 함께 타던 사람들 사이에서 제 실력이 특별히 뛰어난 편은 아니었습니다. 저보다 잘 타는 친구도 있었고 체격이 비슷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D3 스키 턴

그런데 D3를 탄 뒤부터 주변에서 자주 듣던 말이 있었습니다.

“너는 물벽이 유난히 높다.”

실제로 당시 사진을 보면 턴을 빠져나오는 순간 스키 뒤로 꽤 큰 물벽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이것을 전적으로 스키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스키어의 체중과 속도, 엣지를 세우는 각도, 로프 장력과 주행 자세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비슷한 체격과 실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타면서 비교했을 때, 저는 D3에서 유독 엣지가 물을 깊게 물고 들어가면서 많은 양의 물을 밀어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제 체감으로는 저 물벽의 상당 부분이 장비 특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정확히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당시 체감상 라이더의 기술 못지않게 스키 자체의 영향도 상당히 컸다고 기억합니다.

최신 스키가 무조건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D3 역시 최신 스키는 아닙니다.

구입한 지 대략 7~8년 정도 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최근에는 제가 수상스키를 거의 타지 않아 사용 횟수도 많지 않았지만, 지금 다시 탄다고 해서 반드시 최신 스키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슬라롬 스키 가격을 보면 상급 모델은 상당히 비싸졌습니다.

그렇다고 매년 또는 몇 년마다 스키를 바꾼다고 해서 라이딩 실력이 그만큼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이미 카본과 고성능 복합소재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의 스키라면, 일반 동호인이 체감할 수 있는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최근 제품은 형상, 소재 배치, 로커, 베벨, 핀 세팅 등에서 계속 개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비의 연식보다 자기 몸에 얼마나 익숙한가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로 제가 예전에 함께 타던 사람들 중에는 오래된 스키를 아직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 최신 장비를 타본 뒤에도 결국 자기 몸에 익숙한 스키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된 수상스키에서 더 중요한 것은 ‘보관 상태’

제가 생각하는 오래된 스키의 핵심은 연식보다 보관 상태입니다.

스키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용 가방에 넣어 직사광선이나 높은 온도를 피하고, 선선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장시간 고온에 노출하거나 무거운 물건에 눌린 상태로 보관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사용했던 Monza가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이유 역시 큰 충돌이 없었고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보관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스키판보다 먼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은 바인딩입니다.

바인딩은 고무, 플라스틱, 폼, 접착부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딱딱해지거나 갈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된 스키를 다시 사용할 때는 스키판뿐 아니라 바인딩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바인딩은 착용과 탈착이 편해지고, 무게도 가벼워지는 등 예전보다 사용자 편의성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저는 오히려 스키판보다 바인딩 쪽에서 세대 차이를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보자가 첫 개인 스키를 산다면?

제가 지금 다시 원스타트를 막 성공한 초보 시절로 돌아간다면 저는 최신 최고급 스키부터 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상태 좋은 3~5년 정도 된 중고 상급 스키를 먼저 찾아볼 것 같습니다.

원스타트를 막 성공한 단계에서는 스키의 최신 기술 차이를 모두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보다 자신의 체중과 실력에 맞는 길이와 특성을 선택하고, 바인딩이 몸에 잘 맞으며, 스키판에 크랙이나 심한 변형이 없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상태 좋은 구형 상급 스키는 가격도 많이 내려가 있기 때문에 초보자가 개인 장비를 경험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력이 올라가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알게 된 뒤 새로운 스키를 선택해도 늦지 않습니다.

결론 — 스키보다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실력일 수도 있다

수상스키 장비는 분명 중요합니다.

좋은 스키는 턴을 편하게 만들고, 자신의 움직임을 더 정확하게 전달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신 장비가 반드시 좋은 라이딩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약 15년 전에 제가 사용했던 HO Monza는 지금도 초보자의 원스타트를 돕고 있고, 제가 마지막까지 사용했던 D3 역시 이미 구형 모델이지만 다시 탄다고 해서 당장 바꿔야 할 이유를 느끼지는 못합니다.

크랙이나 구조적인 문제가 없고, 제대로 보관된 스키라면 생각보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이미 익숙한 장비라면 최신 제품보다 오히려 편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수상스키를 막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비싼 최신 장비부터 찾기보다,

상태 좋은 스키 → 자신에게 맞는 바인딩 → 충분한 연습

이 순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비의 유행보다 물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결국 더 많은 것을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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