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의 은둔 고수, 나무 원스키를 탄 늙은 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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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했던 11월의 찬바람 속에서 갈비뼈에 금이 가고 이빨에 땀이 나도록 용을 쓴 끝에, 저는 마침내 원스타트를 완벽하게 마스터했습니다. 그다음 해 봄부터는 본격적으로 스킹의 신세계가 열렸습니다. 이 스포츠가 얼마나 짜릿하고 즐거웠던지, 뜻이 맞는 멤버들 몇몇이 모여 돈을 모아 보트(배)까지 한 대 덜컥 장만했습니다. 각자 장비까지 완벽하게 구비해 두고, 물만 있으면 전국의 어느 강이든 달려가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무적의 상태가 된 것입니다.
모든 장비를 친구가 있는 시골 강가에 상시 대기시켜 두고, 주말마다 내려가 친구와 서로 배를 끌어주고 타며 남부러울 것 없는 스킹을 즐기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 제 눈앞에는 평생 잊지 못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1. 평화로운 강가, 서서히 다가오는 의문의 어부 배 🚣♂️
그 시골 강가에서 오랫동안 스키를 타온 친구 녀석은 현지 주민들은 물론이고,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현지 어부들과도 꽤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그날도 평화롭게 서로 갤러리를 봐주며 한창 스킹 재미에 푹 빠져있는데, 저 멀리서 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물고기잡이 어부 배 한 대가 서서히 우리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배 위에는 한 노인이 타고 있었습니다. 수염은 하얗게 샜고, 평생을 강바람과 햇볕 아래서 고기를 잡으셨는지 몸은 뼛뼛 마른 채 온통 새까맣게 탄, 딱 봐도 연세가 최소 60세는 훌쩍 넘은 늙은 어부였습니다.
그 어부 할아버지는 우리가 스키 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우리 보트 옆에 슬그머니 배를 대셨습니다. 친구 녀석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걸 보니 역시나 잘 아는 사이인 듯했습니다.
2. 구명조끼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든 노인 🌊
그런데 인사를 나누자마자 상상도 못 한 전개가 펼쳐졌습니다. 그 늙은 어부 할아버지가 덜커덩거리며 자기 배 한 켠에서 투박한 스키 한 장을 쓱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요즘 나오는 화려한 카본 스키가 아니라, 언제 만들어졌는지 가늠조차 안 되는, 진짜 박물관에나 있어야 할 법한 '나무로 된 골동품 구형 원스키'였습니다. 할아버지는 무심하게 제 친구를 쓱 바라보시더니 툭 한마디를 던지셨습니다.
"야, 나도 한 번만 끌어줘라."
그러더니 구명조끼(자켓)도 입지 않은 맨몸으로, 스키를 신지도 않은 채 그 묵직한 나무 원스키 한 장을 손에 달랑 들고 강물 속으로 '확' 뛰어드시는 게 아닙니까! 엥?저는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안전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원스키를 들고 거친 강물로 뛰어들다니,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돌발 행동이었습니다.
3. 물귀신 같은 부상과 강물을 가르는 은둔 고수의 '신공(神功)' 🌊
물속으로 뛰어든 노인을 보며 제 친구는 익숙하다는 듯 로프와 핸들을 조준해서 툭 던져주었습니다. 더 신기한 건, 그 어부 할아버지는 자켓도 안 입어 몸이 둥둥 뜨지도 않는 상태에서, 물속에 잠겨 유유히 그 투박한 나무 원스키에 발을 집어넣고 계셨다는 점입니다. 물놀이 대장인 친구 녀석은 그 모습이 재밌는지 씩 웃으며 조종석 휠을 잡았습니다.
"어르신, 가실까요? 오케이! 부~웅~!"
보트 엔진이 굉음을 내며 앞으로 튀어나가는 순간, 제 입은 떡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막 원스타트 겨우 성공해서 물 위를 파르르 떨며 다니던 제 눈앞에, 그 하얀 수염의 새까맣게 마른 노인이 투박한 나무 스키를 타고 마치 물귀신처럼 유유히 수면 위로 똭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슬라름까지~!!
억지로 물살을 이겨내려는 반발력 따윈 없었습니다. 요즘 수백만 원짜리 최첨단 카본 장비로 온갖 장비 빨을 세우며 타는 라이더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 굴곡진 나무 원스키는 노인의 거친 발바닥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지 않아 가벼워진 몸은 마치 물 위를 가볍게 스쳐 날아가는 한 마리의 학 같았습니다.
"쫘아아악-!"
강물의 흐름을 온몸으로 읽어내며 부드럽게 슬라이딩을 하다가도, 턴을 돌 때면 강물이 반으로 갈라지며 거대한 물벽이 하얗게 솟구쳤습니다. 하얗게 샌 수염을 휘날리며 아무런 보호 장구도 없이 맨몸으로 시속 50km의 물살을 조타하는 그 모습은, 영락없는 무협지 속 강호의 은둔 고수가 강 위를 걸어 다니는 '답설무흔(踏雪無痕)'의 경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원하게 강줄기를 가르며 크게 한 바퀴를 돌고 온 노인은, 처음 출발했던 본인의 어부 배 위치로 정확하게 복귀해 깔끔하게 스킹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무 스키를 툭 하고 어부 배 위로 걷어 올리더니, 본인도 물을 털며 배 위로 가볍게 올라타셨습니다.
잔뜩 넋이 나간 저희를 보며, 할아버지는 인자하게 씩 웃으시더니 툭 한마디를 던지셨습니다.
"허허, 요즘 배는 힘이 좋구먼. 잘 탔네."
그 짧은 인사를 끝으로, 할아버지는 다시 어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덤덤하게 그물을 거두러 갈 길을 가셨습니다. 잔잔한 강물 위로 멀어지는 어부 배를 보며, 저는 한동한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건 코미디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고, 그야말로 무협지에 나오는 강호의 숨은 은둔 고수가 한바탕 신선놀음을 하고 떠난 형국이었습니다.
4. 맺음말: 은둔 고수가 남긴 묵직한 가르침 💡
우리는 가끔 비싼 최신 장비, 멋진 슈트, 체계적인 이론에 집착하곤 합니다. 저 역시도 배를 사고 장비를 구비하면서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 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낡은 나무 스키 한 장으로 구명조끼도 없이 물 위를 지배하고는, "재밌게들 놀라"며 다시 묵묵히 그물을 거두러 가던 그 늙은 어부의 포스는 제 뺨을 후려치는 듯한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수상스키란 결국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폼'이나 '장비빨'이 아니라, 물을 온전히 이해하고 삶의 일부로 즐기는 겸손한 스포츠 라는 것을 말입니다.
늘 최신 장비와 환경을 탓하기 전에, 내 안의 열정과 기세가 저 영감님만큼 살아있는지 먼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겸손한 자세로 물 위에 서 계십니까?
💡 마스터 네오지의 다음 단계 비법 가이드
늙은 어부의 나무스키처럼 본질에 집중하는 비법을 배웠지만, 때로는 갤러리들 앞에서 가오를 잡으려다 처참한 참사를 겪기도 하는 게 인간미죠. 빠지 앞 잔잔한 수면에서 멋지게 똥폼을 잡으려다 물속에서 스키가 반으로 접혀버린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아찔한 흑역사 썰을 공개합니다. 고수도 피해 갈 수 없는 대참사의 교훈을 아래에서 확인하시죠.
👉 [[빠지 앞 대참사 썰] 빠지 앞 '똥폼'이 부른 참사, 물속에서 반 접힌 스키 💥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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